정의
아이들의 정신과 질환은 학습이나 대인 관계 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질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정신과 질환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탓에, 아이가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기 전에는 전문의의 진료와 치료를 받으려는 부모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소아•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신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 등을 알아본다.
발달 장애
발달 지연의 문제를 주로 호소하여 병원에 내원하는 아동들을 크게 분류해 보면 발달 성 언어 장애, 정신 지체, 자폐 장애/전반적 발달 장애 로 구분된다. 발달 성 언어 장애는 일반적으로 다른 발육의 큰 지연이 없이 말이 늦는 경우를 말한다. 정신 지체의 경우는 운동이나 언어, 인지 등 발달의 대부분 영역이 대체적으로 또래 보다 늦는 경우인데, 초기에는 언어 발달의 지연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자폐 장애는 의사 소통에 필요한 기능의 발달이 전반적으로 지연되거나 이상이 수반되는 질환으로 말이 늦을 뿐 아니라 부적절한 언어 사용이 많고, 말을 해도 의미 있는 언어 사용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발달 장애의 경우 위의 형태가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며 특히 증상이 심할수록 선천성 기형이나 간질 등을 수반하며 외과적 수술, 약물 요법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정신과에 내원하게 되는 경우 학령 전기에는 말을 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주로 호소하고, 학령 기초기에는 자해 행동이나 괴성, 지나친 활동, 난폭함, 수면 장애 등으로 주로 병원을 찾는다. 또 고기능이 가능한 학령 기에는 학령 기초기 증상 외에도 일반 학교 통합 교육을 어렵게 하는 집중력 장애나 과도한 활동 등이 문제시 된다. 발달 장애의 치료는 특수교육이 가장 중요하며 동반된 증상이나 아동의 발달 상태를 고려하여 놀이 치료, 약물 치료, 가족 교육, 부모 상담 등이 요구된다.
행동 문제
행동 문제는 소아 정신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주의력결핍 · 과잉행동장애, 적대적 반항 행동 장애, 행실 또는 품행 장애 등이 이에 해당된다. 주의력결핍 · 과잉행동장애는 집중력장애, 과잉행동 장애, 충동 조절 장애 등이 주 문제이며 대개 이로 인한 학습 부진, 또래 관계 부적응, 학교 생활 부적응 등을 보이게 된다. 적대적 반항 행동 장애는 청개구리 아동을 떠올리면 되는데, 고집이 세고 반항적이며 부모나 선생님이 다루기 매우 힘든 아이를 말한다. 품행 장애와의 감별점은 반항적이기는 하나 사회규범이나 남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을 하지는 않는 것이다. 비행 · 품행 장애는 단순히 반항적인 행동뿐 아니라 사회규범이나 남의 권리를 침해하고 기본적인 도덕 개념이 부족한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면 반복적인 거짓말, 도벽,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강제로 빼앗기, 결석, 가출 등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경우이다.
행동 문제의 경우 학령 전기에는 정신과를 내원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 시기의 과 활동이 아이 본래의 기질로 여겨지거나 크면 나아질 것으로 여겨져서 문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발달 장애에 수반되어 나타나거나 난폭함, 극단적인 과활동, 유치원에서 심한 부적응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학령기에 이르면 행동 문제를 가진 아이는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 학습이 부진하고 공부에 관심이 없다거나, 의욕이 없거나, 또래관계에 문제를 발생시키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거나, 거짓말 또는 도벽 등의 문제를 일으켜 병원을 찾게 된다. 치료는 약물 치료, 인지 행동 치료나 심리 치료, 집단 치료, 부모 교육이나 가족 치료 등이 중심이 된다. 아동 개인의 병적인 문제와 가족, 학교 환경 등을 고려한 포괄적인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틱장애
반복적으로 몸의 근육의 일부가 원치 않는 움직임을 보이거나 소리를 내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 일과성틱과 만성틱으로 구분되며 소리를 내는 음성틱/단순형 · 복합형 과 몸을 움직이는 운동틱/단순형 · 복합형 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만성적인 운동틱과 음성틱을 보이며 정서적 · 사회적으로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가장 심한 형태의 틱장애를 뚜렛장애라고 부르는데, 아동의 발달과 함께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치료가 장기간 요구된다. 흔히 보이는 운동틱은 눈 깜박임이나 코 찡긋거림 처럼 얼굴에서 주로 발견된다. 심하면 얼굴 이외에도 팔→어깨→몸통 또는 다리로 전파되는 복합틱을 보이기도 한다. 음성틱의 경우에는 흔히 코를 킁킁거리거나 목에서 가래 뽑는 것과 같은 소리, 기침소리 등을 내는데 심하면 외마디 괴성이나 단어, 욕이나 음란한 말, 횡설수설하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학령전기나 초기에 단순한 운동틱만 있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는 일이 드물며 소아정신과에 내원하기 전에 상당기간 안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등에 다닌 경우가 많다. 틱장애의 발견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은 틱 증상 부위와 연관된 신체적 질환이나 문제가 선행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가벼운 교통사고 후 계속 머리를 까닥거리는 아이나, 감기나 축농증이 낫지 않고 목이 답답하다며 킁킁거리거나 잔기침을 하는 아이 등을 들 수 있다. 대개 만성적이고 심한 운동, 음성틱이 있는 경우나 동반된 우울증, 불안증, 행동이나 성격변화가 있을 경우에 병원에 내원하게 된다. 만성 틱이나 뚜렛장애 아동의 경우 장기적으로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 자기 이미지의 손상, 자신감 저하, 심각한 학교 · 또래 · 대인관계 부적응 현상이 수반될 수 있다 치료는 약물치료가 주가 되며 심리치료, 가족교육, 가족 · 학교 · 지역사회의 지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불안장애
아동기의 불안 장애는 분리불안장애, 공포증, 강박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과잉불안장애, 시험불안장애 등이 있다. 분리불안장애는 집이나 부모를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등교거부나 다양한 불안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특정 공포증은 장소, 동물, 환경이나 자연, 주사나 피에 대해 공포나 불안을 보이는 경우이다. 특히 사회공포증은 남앞에서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할 때 지나친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데, 선택적 함구증이라 하여 특정 상황에서 말을 안하는 아동이 대표적인 예이다. 강박장애는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강박사고는 오염불안, 나쁜 일이 생길 것 같은 불안, 행운 · 불운의 숫자에 집착, 성적 상상, 소리나 음악이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것 등이 있으며, 강박행동은 손 · 몸씻기, 반복행동 의식, 확인하기, 만지기, 정돈하기, 반복적으로 세기 등을 들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소아 성폭행, 부모의 학대, 천재지변, 사고 등을 겪은 후 많이 나타나며 사고의 재경험, 회피반응, 과다 각성 등을 보인다. 시험불안 장애는 단독으로 있는 경우는 드물며 흔히 전환장애증상/두통, 복통, 호흡곤란, 과호흡증후군 이나 우울증상이 함께 수반된다. 치료는 약물치료, 놀이치료, 심리치료, 부모교육 및 상담이 필요하다.